04 모라의 습격
지하 사격장에서 확인했던 그 섬뜩하고도 정교한 살상력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류웬아힐이 완성해 낸 신형 화기와 파편 비산형 특수 탄환은,
회동을 통해 확보해 두었던 크론하르트 패밀리의 비밀 유통망을 타자마자
네바라 암시장에 거대한 정적과 파란을 동시에 몰고 왔습니다.
제품의 압도적인 성능 소문은 수풀 속 불길처럼 암암리에 퍼져나갔고,
라델리한 브라트바가 몰락한 이후 무기 시장의 주도권을 집어삼키는 건
크론하르트 패밀리가 되어가는 중이죠.
네바라 항구 북쪽 외곽,
오랫동안 방치되어 부식된 철골 구조물만이 간신히 뼈대를 유지하고 있는 폐물류 창고 안은
밤바다에서 불어오는 눅눅하고 서늘한 해풍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바닷물의 소금기 스민 정체된 공기 속에는 오랫동안 쌓인 기름 때와 썩어가는 목재 냄새,
그리고 기계 녹슬음이 진득하게 섞여 있습니다.
덕분에 숨을 들이쉬어 폐부 깊숙이 밀어 넣을 때마다 비릿하고 찬 기운이 목구멍을 찔러옵니다.
지붕의 깨진 틈새로는 네바라 특유의 자욱한 안개비가 가늘게 새어 들어와
시멘트 바닥 위로 연신 붉은 녹물과 함께 번지고 있으며,
사방을 짓누르는 어둡고 높은 습도는 피부 표면에 오한과 함께
차가운 물방울을 기이하게 들러붙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번 거래는 신형 무기 라인의 본격적인 암시장 확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은밀 거래입니다.
소문과 상대 조직의 정찰을 피하고자 당신은 최소한의 정예 솔저만을 대동한 채
직접 현장에 발을 들였습니다.
또한 거래 현장에서 혹여 발생할지 모를 무기의 미세 메커니즘 오작동을 통제하고
은밀히 접선한 최고급 구매자의 특수 요구 조건에 맞추어 즉각적인 기계적 수정을 가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설계자인 류웬아힐뿐이었기에,
당신은 아직 체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사내를 이 어둡고 습한 폐창고까지 동행시키라는
차가운 비즈니스적 결단을 내렸습니다.
녹슨 컨테이너 상자들과 무거운 목재 궤짝들이 기묘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창고 안쪽은,
밀수선 측과의 짧은 서류 확인과 총기 검수가 막 끝나가고 있습니다.



(조용히 장갑을 고쳐 끼며 창고 바깥의 서늘한 정적을 향해 시선을 둔다) 그런데.
당신이 데려온 솔저 놈들, 숨 소리 내지 말라는 교육도 받습니까?
아까부터 바깥 소음이 뚝 끊겼는데.

(총을 꺼내며) 무기 가진 거 있나?
어쩐지 일이 쉽게 풀린다 했어.

류웬아힐이 그렇게 대답하자마자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만 유일하게 울려 퍼지던 정적을 찢고,
툭, 턱-
시신이 둔탁하게 바닥으로 넘어가는 소리가 습한 공기를 타고 번져옵니다.
어떤 적대 조직인지는 모르겠으나, 유통경로를 추적해
이 은밀 거래 현장을 괴멸시키러 나선 모양이군요.
크론하르트의 신형 무기 공급망을 뿌리째 끊어버리면
자신들이 이득 볼 것을 알기 때문이겠죠.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4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다행히 몸을 숨길 수 있는 엄페물이 약 10m 뒤에 있습니다.
그러나,
탕-! 탕!
발 빠르게 다가온 적수가 총을 집어들고 사격하는 것이
한 발 더 빨랐군요.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70 |
| 판정결과: | 실패 |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50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은 급히 몸을 숨기지만 류웬아힐은 한발 늦었습니다.
비바람을 틈 타 무자비하고 신속하게 다가든 감행에
사방의 어둠 속에서 소음기가 달린 총구들이 붉은 화염을 뿜어내며 총탄 세례가 쏟아집니다.

| 기준치: | 35/17/7 |
| 굴림: | 3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자칫하면 부상을 당하기 십상인 상황 속에서
류웬아힐도 급히 당신을 따라 엄폐물 뒤로 몸을 숨깁니다.
흩날리는 콘크리트 파편과 쇳가루가 비릿한 해풍과 섞여
공기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당신은 차기 보스로서의 침착함을 잃지 않은 채 품 안에서 은빛 권총을 꺼내고
화약 연기와 서늘한 냉기 속에서 아직 질병 후유증으로 손끝을 떠는 류웬아힐을 바라봅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무리해서 데려오는 게 아니었는데.
작은 착오였군요.
이제 게임 시작인데, 시작부터 죽어버리면 곤란하건만.
엄폐물 상단을 사정없이 타격하는 탄환 소리가
창고 내부의 삭막한 공기를 찢발깁니다.
아슬아슬하게 직격탄을 피해 콘크리트 구조물 뒤로 몸을 던진 류웬아힐의 호흡은 가쁘기 짝이 없고,
거래 자체는 완벽한 부품으로서의 가치를 다했지만
전투에 제대로 임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막 판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인재를 허무하게 잃는 것은
크론하르트의 차기 보스인 당신에게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손실이죠.

(류웬아힐을 한 번 보고는) '지금의 류웬아힐은 전력이 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야. 어떻게 해야 하지? 저쪽의 전력은 몇 명이지?' (호흡을 가다듬고 총소리에 귀기울인다)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93 |
| 판정결과: | 실패 |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94 |
| 판정결과: | 실패 |
적군의 숫자도, 상황을 타계할 방법도 도저히 생각나지 않습니다.
류웬아힐조차도 그건 마찬가지인듯 입술을 세게 짓씹습니다.

어차피 보스가 죽고 저 혼자 돌아가도 뒤진 목숨이니까.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80 |
| 판정결과: | 실패 |
| 피해: | 9 |
탕-!
류웬아힐의 경고 사격이 콘크리트 벽에 박힙니다.
이쪽에 신형 총기 전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서인지
쏟아지던 탄환이 잠시 주춤합니다.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2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피해: | 8 |
탕-! 소리와 함께 재장전에 나서던 적군 솔저가 나자빠지고
잠시 주춤했던 사격이 정신없이 쏟아집니다.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6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류웬아힐은 잠시 생각하는 듯 엄폐물 뒤에서
조용히 미간을 찌푸리더니 곧 주변 구조를 확인합니다.
이곳은 철골 구조물만이 간신히 형태를 잡고 있는,
2층 철골 계단이 있는 중앙 오픈형 창고입니다.

상층부를 점령하는 자가 바닥 전체의 사격을 통제하는 우위를 점하기 쉬우니, 올라가시죠. 제가 미끼 맡습니다.
아직 완전하지 못한 몸 상태로 입술을 바짝 말리던 남자는,
이 냉혹한 판을 뒤집을 단 하나의 효율적인 전술을 당신에게 던져놓습니다.
몸이 무거운 자신이 직접 바닥에 남아 시선과 화력을 한곳으로 끌어모으는 미끼가 될 테니,
그나마 멀쩡한 신체 상태를 가진 당신이 2층 철골 위로 신속히 올라가 고지대를 점령하고
아래를 향해 지원 사격을 퍼부으라는 요구로군요.

... 괜히 나 살리겠다고 무리해서 다시 환자나 되지 말라고.
너도 내 사람이니까.

사방을 찢어발기는 총탄 세례 속에서도 가시 돋친 독촉이 귓가를 때립니다.
지독히도 류웬아힐다운 발언입니다.
탕! 탕! 탕!
엄폐물에 총알이 빗발치는 소리에 귀가 따가울 지경이군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22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당신은 몸을 낮춘 채 낡은 철골 계단을 신속하게 뛰어올라갑니다.
발끝에서 느껴지는 거친 진동과 서늘한 난간의 금속성에 온신경이 바짝 곤두섭니다.
끼긱거리는 낡은 철골물 소리가 거슬리지만
빗발치는 총 소리에 가려져 크게 들키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94 |
| 판정결과: | 실패 |
| 피해: | 8 |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40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11 |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17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피해: | 7 |
아래층 바닥에서는 둔탁하고도 거친 총성이 울려댑니다.
몸이 성치 않은 상태임에도 류웬아힐은 콘크리트 엄폐물 사이를 기민하게 누비며,
최대한 정확하게 조준해 적군 수를 줄이는 것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군요.
엄폐물 사이를 계속해서 움직이는 덕에
시선과 화력이 오롯이 류웬아힐에게로 쏟아지고 있습니다.
빗발치는 총탄이 바닥의 목재 궤짝과 시멘트 벽면을 짓이겨 파편을 비산시키는 와중에도,
류웬아힐은 제 목숨을 댓가로 걸어둔 정교한 미끼 연기로
적들의 포위망을 단숨에 바닥 한가운데로 집중시키고 있군요.
침착하게 호흡을 가다듬으며 2층 철골 난간에 도착해 아래를 내려다보면,
당신의 시야에는 아래층 오픈형 창고 바닥을 가득 메운 적들의 정수리와
무방비하게 노출된 측면들이 선명하게 들어옵니다.
고지대를 점령함과 동시에 바닥 전체의 사격을 통제할 수 있게 된 완전한 전술적 우위.
류웬아힐이 목숨을 걸고 판을 짜놓은 최적의 조준선 위.
남은 잔당의 수는, 여섯입니다.
당신의 총에 든 탄환의 수는 여덟.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71 |
| 판정결과: | 실패 |
| 피해: | 3 |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3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7 |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11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피해: | 5 |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2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피해: | 5 |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3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피해: | 4 |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77 |
| 판정결과: | 실패 |
| 피해: | 8 |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97 |
| 판정결과: | 실패 |
| 피해: | 7 |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3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5 |
탕탕탕탕탕-!
여덟 번의 총성이 바로 코앞에서 귓가를 때리기 무섭게
남은 여섯 잔당 중 다섯이 복부를 움켜쥐며 픽픽 쓰러집니다.
다만 당신의 총이 옛 모델이어서 치명상은 아닌 것 같군요.
...류웬아힐 말을 듣고 신형 총기를 챙기는 건데.
"구닥다리를 쓰고 있다"며 핀잔을 주던 류웬아힐의 말이
서늘한 실전의 한복판에서 뼈아픈 현실로 입증된 셈입니다.
복부를 움켜쥔 채 신음하던 잔당들이 녹슨 컨테이너 뒤로 기어 들어가며 전열을 가다듬으려 하고,
무사히 사격선을 비켜난 마지막 한 놈이 아래층 엄폐물 뒤의 류웬아힐을 향해
다시금 총구를 고정하기 시작합니다.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20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피해: | 16 |
다시금 사격이 시작되려던 그때,
류웬아힐의 손끝에서 터진 화염과 탄환이
남아 있던 한 명의 잔당 몸에 제대로 박히며
안면과 두개골이 찢어지듯 산산조각납니다.
지하 사격장의 돼지 사체 위에서 증명해 보였던 그 잔혹하고도 압도적인 살상 메커니즘이,
실전의 한복판에서 적의 목숨을 단 한 발로 완벽히 말살시키며 참혹하게 입증된 것이지요.
비바람과 매캐한 화약 연기가 뒤섞인 폐창고 안에는
마침내 서늘하고 무거운 정적이 찾아옵니다.
당신의 구형 사격에 부상을 입고 컨테이너 뒤로 숨어들었던 나머지 잔당들조차,
제 동료의 머리가 통째로 으깨지는 파멸적인 광경을 눈앞에서 목도하자
감히 반격할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숨죽이고 있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2층 난간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구형 권총을 내리쥐고 바닥을 내려다보는 당신의 시선 끝에는,
무심하게 총구를 거두며 귀찮다는 듯 호흡을 가다듬는 류웬아힐의 실루엣이 들어옵니다.
그때, 폐창고 바깥의 거친 빗줄기를 찢으며 쿠궁거리는 엔진음과 함께
여러 대의 검은 세단이 굉음을 내며 창고 입구로 밀려들어 옵니다.
서치라이트의 날카로운 빛줄기들이 아수라장이 된 창고 내부를 환하게 비추고,
차문이 일제히 열리며 묵직한 중화기로 무장한
크론하르트 패밀리의 본대 솔저들과 카포들이 들이닥칩니다.
뒤늦게 급히 현장에 도착한 가신들은 바닥에 나뒹구는 잔당원들의 참혹한 시신들과
피비린내를 목도하고는 억눌린 탄성을 내뱉습니다.
...상황이 정리되어갈 즈음에야 도착하다니. 느려터졌군요.
지연된 지원에 대해 냉정하게 문책하려는 당신의 시선을 느낀 카포가
황급히 고개를 숙이며 창고 내부를 신속하게 포위하고 잔당들을 수색하기 시작합니다.
...어쨌든 오늘 일은 이 정도면 일단락되겠군요.
당신은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구형 권총을 가볍게 집어넣으며,
2층 철골 계단을 조용히 내려갑니다.
바닥에 고여 있던 비바람과 피비린내 위로
당신의 구두 뒤축 소리가 무겁게 울려 퍼집니다.
당신은 후속 처리를 가신들에게 맡겨둔 채, 옷자락에 묻은 화약 가루를 털어내며
류웬아힐의 곁으로 성큼 다가섭니다.

그 구닥다리 총은 좀 서랍에나 넣어두고 신형 좀 쓰십시오. 이게 다 뭡니까? 제가 드린 거 썼으면 다 끝났을 일을. 쯧.

나름 정예만 데려온 건데 다 죽어버릴 줄 알았나.
뭐, 죽지 않고 살았으니 된 거 아닌가?
네게는 빚을 졌군.

그럼 보상 주시죠.









웬 여객선.
침대를 제일 좋아하는 거 아니었나?











조직원들의 엄호 속에 대저택으로 향하는 차 안의 조용한 침묵 속에서,
당신은 시트 깊숙이 몸을 기댄 채 가만히 옆자리의 사내를 응시합니다.
방금 전까지 적의 두개골을 흔적도 없이 파열시켜 버린 치명적인 무기를
손에 쥐고 있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류웬아힐은 고급 침구류를 생각하며 들뜬 모습입니다.
호화여객선이니, 물 위에 뜬 침대니 실없는 소리를 던지는 모습이 황당했음에도
이상하게 가슴 한구석의 팽팽했던 긴장감이 스르르 풀어진 것도 맞습니다.
정말이지, 차기 보스에게 이토록 뻔뻔하고 얍삽하게 구는 놈이 또 있을까요.
꼴을 보고 있으면 기가 차서 작게 웃음이 새어나옵니다.
당신은 이 오만하고 예민한 천재로 네바라의 암흑가를 재편하려는 냉혹한 야심이
오늘 밤 총성 위에서 한층 더 견고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음을 느끼며
조용히 창밖의 밤풍경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
